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경계가 무너지고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곧 제품 경쟁력’이라는 테마가 설득력을 얻으면서 소프트웨어 테스팅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심각한 인력난과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 부재, 제조업계의 인식 부족 등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높다. 소프트웨어 테스팅 전문가 커뮤니티인 STEN의 권원일 대표를 만나 해법을
들어봤다. STEN에 대해 소개해 달라
>>
STEN(Software Test Engineer Network)은 2002년 10월 소프트웨어 테스팅 관련 자료와 정보 공유, 전문가 네트워크
구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전문가 커뮤니티다. 현재 약 3,000여명의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업체, 교육 기관, 연구기관 등의 소프트웨어 테스트
전문가 및 개발자로 구성돼 있다.
2003년부터 현재까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테스팅 세미나를 비롯해 수십 번의 세미나와 모임을 개최했다.
2003년과 2004년 10월에는 국내 최초로 소프트웨어 테스트 전문 컨퍼런스를 개최, 소프트웨어 테스팅 업계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발판
역할을 하기도 했다. 또 소프트웨어 테스팅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해외 인력을 동원한 테스팅 교육은 물론 자체 교육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소프트웨어 테스팅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데
배경은
>> 그간 소프트웨어 테스팅 시장은 금융권과 SI 업체를 비롯한 기업용 수요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휴대폰 및 디지털 가전 시장을 중심으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것이 소프트웨어 테스팅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이어졌다.
LG전자는 작년 말에 테스트 센터를 설립하고 인원 충원에 힘쓰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이미 테스트 센터를
운영 중이다. 국내 모 기업의 한 공장에서는 소프트웨어 테스팅 인력만 600명에 달한다.
국내는 아직 소프트웨어 테스팅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다
>> 그렇다. 소프트웨어 자체에 대한 인식도 낮은데 소프트웨어 테스팅에 대해서는 오죽
하겠는가. 그래서 얼마 전 모 전자회사는 내부 감사 결과 소프트웨어 테스팅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는 소프트웨어 테스트
분야의 전문가들이 극히 부족한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컨설팅이나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먼저 소프트웨어 테스트를 통해 제조업체들이
경험할 수 있는 이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전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하드웨어 테스트에 비해 소프트웨어 테스트는 아직
낯선데
>> 어려울 게 없다. 어떤 제품을 연구 개발하고 생산하기까지 각각의 과정에서 하드웨어
테스트를 거치듯이 소프트웨어도 그러한 테스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갈수록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곧 제품 경쟁력’이라는 공식이 더욱 설득력을 얻을 전망이다. 게다가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에 비해 태생적으로 더 많은 변수를 가진다.
추세대로라면 이제 소프트웨어 테스트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사항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소프트웨어 테스트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접근할
수 있다. 개발 프로세서 전반에 대한 테스트와 개별 애플리케이션 테스트이다. 개발 기간 단축 등의 장기적인 이점을 위해서라면 보다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개발 프로세서 테스트에 중점을 둬야 하나 아직 국내에서는 개별 애플리케이션 테스트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부 기업에서는
각 사업부의 품질관리 체계 담당자들간에 정례 모임을 갖고 정보를 공유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힘쓰고 있다.
현재 소프트웨어 테스팅 시장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라면
>> 전문 인력 부재다. 어느 분야나 이 문제에 대해 할 말이 많겠지만, 소프트웨어 테스팅
시장은 특히 심각한 수준이다. 새로운 인력도 부족하지만 기존 인력도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체계적인 교육 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 경험에 의존한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KAIST와 이화여대 등에서 소프트웨어 테스팅 전문 인력들을 배출하고
있지만 아직 수요에는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들 대부분이 대기업으로 가고 나면 중소기업은 테스팅 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STEN에서 정보 공유와 인적 네트워크 형성에 힘쓰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인력난 해결을 위해 국제 자격증 시험을 국내에 도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 그렇다. 지금까지 소프트웨어 테스트 분야의 주요 자격증인 CSTE(Certified
Software Test Engineer)와 ISTQB(International Software Testing Qualification
Board: 국제소프트웨어테스팅자격협회)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해외로 직접 나가야 했다. 이로 인한 불편함과 시간 및 비용 손실 문제가
STEN에서 공론화됐으며, 인력난 해소 차원에서도 국내 유치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결국 작년 4월 ISTQB(International
Software Testing Qualification)가 주최한 독일 소프트웨어 테스팅 컨퍼런스에서 비영리 단체인 KTB(Korean
Testing Board)의 설립을 제안했으며 인가를 받아냈다. 이후 KTB의 주관 아래 두 달에 한 번씩 국내에서 ISTQB 자격증 시험을
치룰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매 시험마다 60명 이상의 많은 응시생이 참여하고 있다. CSTE 자격증 역시 국내에서 취득할 수 있다.
STEN 대표로서 올 한 해 주력할 사안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 KTB와 공동으로 국제 컨퍼런스를 국내에서 개최하기 위해 구체적인 방안을 세우고 있다.
이미 일본에서 한·중·일 3개국이 함께 컨퍼런스를 개최하자는 제의가 들어왔다. 우선은 아시아권의 컨퍼런스가 되겠지만 향후 세계 정상의 소프트웨어
테스트 전문가들이 모이는 국제 컨퍼런스를 꼭 개최하고 싶다.
올 한 해는 STEN 회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이끌어 내는 데도 주력할
예정이다. STEN 회원의 대부분이 사내 테스트 엔지니어인 만큼 대외 활동에 익숙하지 않고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편이다. 하지만 인적 네트워크
형성과 회원간의 정보 교류를 위해서라도 활동 영역을 넓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ISTQB 주관의 소프트웨어 테스팅 컨퍼런스에 참여하면 약
30개국에서 온 소프트웨어 테스팅 전문가들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이러한 모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에 힘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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